동심 우체통

동화책

2021.10.07

안녕하세요?
저는 할머니라고 불립니다. 정작 할머니는 아닙니다.
큰딸 친구들이 죄다 결혼해서 손주들을 안고 인사오는데
우리딸은 그놈의 골드미스인지 비혼자인지 지껄이여
아직 혼자삽니다.
동네에서 우연히 마음치료 강좌를 통해서 동화책을 만나고
그뒤로 동화책을 읽고 있습니다.
손주사줄 것처럼 사거나
손주빌려줄 것처럼 빌리거나
내놓은 동화책을 들여놓거나 했어요
글자가 크고 쉬우니 읽기도 쉽고 동네꼬마들 읽어주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지금은 대놓고 빌려갑니다. 인터넷으로 추천글도 읽습니다.
동네꼬마들이 좋아할만한 동화책을 추천해주십시오.
안녕하세요? 너무도 훌륭한 활동을 하고 계셔서 먼저 박수를 쳐 드립니다.
결혼하지 않는 딸에 대한 스트레스를 마음치료 강좌를 잘 풀어내셔서 앞으로의 삶이 더 풍성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저도 도서관에서 봉사하며 책 읽어주는 할머니가 되는 게 마지막 꿈입니다.

동네 꼬마들이 좋아할 만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셨는데 저희가 아이들에게 읽어주었을 때 가장 반응이 좋은 건 재미있는 책입니다. 저 나름대로 재미있었다고 생각된 책 몇 권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가장 먼저는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를 추천합니다. 어느 작은 집에 98살 할머니와 고양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고양이가 하자고 하는 것마다 “하지만 나는 98살인걸.” 하고 거절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가 99번째 생일을 맞아 고양이에게 양초를 사 오게 했는데 그만 냇물에 빠뜨려 초는 5개만 남습니다. 그 때부터 할머니는 다섯 살 아이가 되어 그동안 하지 않았던 일들을 하나씩 해나갑니다. 초가 5개만 남았기 때문에 다섯 살이 되는 놀라운 마법에 빠져보십시오.

다음으로는 [똑똑해지는 약]과 [레모네이드가 좋아요] 두 권을 추천합니다. [똑똑해지는 약]에서 심심했던 장난꾸러기 양 메메. 때마침 칠면조 칠칠이가 다가오자 장난기가 슬슬 발동합니다. 메메는 칠칠이를 속여서 '똑똑해지는 약'을 먹게 합니다. 그 똑똑해지는 약은 바로 똥입니다. [레모네이드가 좋아요]는 칠칠이가 메메에게 복수하는 그림책으로 이번엔 오줌입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똥과 오줌 이야기에, 주고받는 대화형식으로 되어 있어 소리내 읽으면 더 재미있는 그림책들입니다. 분명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책일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을 추천합니다. 생쥐이자 치과 의사인 드소토 선생에게 어느 날, 여우가 울며 불며 찾아와 이가 아프니 고쳐 달라고 통사정을 합니다. 드소토 선생 부부는 잠깐 망설이다가 여우의 이를 고쳐 주는데, 여우는 이를 다 고치고 나면 선생 부부를 잡아먹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상태입니다. 이것을 알아차린 드소토 선생 부부는 꾀를 내어 여우의 턱을 꽉 붙여 버립니다. 입이 붙어버린 여우가 마지막 말을 남깁니다.
"대다니 고마스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그림책 소개해드렸습니다. 동네 아이들과 그림책으로 좋은 시간 만드시길 바랍니다.
  •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

    사노 요코

    상상스쿨

    2017

  • 똑똑해지는 약

    마크 서머셋, 로완 서머넷

    북극곰

    2013

  • 레모네이드가 좋아요

    마크 서머셋, 로완 서머넷

    북극곰

    2013

  • 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

    윌리엄 스타이그

    비룡소

    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