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 우체통

워킹맘 생활 1년 2개월차. 벌써부터 너무 힘드네요. 쉼없는 제 하루에 따뜻한 위로를 줄 그림책 추천해주세요.

2021.10.06

안녕하세요!
저는 워킹맘이 된지 1년 2개월에 접어드는 병아리 워킹맘이에요.

워킹맘, 뭐 대단할 거 없겠지?라고 생각하며 복직했는데
막상 일하며 육아를 하니 정말 지치는 하루하루가 펼쳐지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준비와 아이 비위 맞춰가면서 등원준비를 하고
집을 나서는 순간, 퇴근을 하고 싶어져요.
육시 퇴근! 육아퇴근!

집을 나서는 것 조차 참 힘든 하루하루네요.

게다가 어린이집 가기 싫어하는 주기가 있는지 한번씩 굉장히 가기싫어하는데
그럴땐 아이를 보내고 돌아서면 눈물이 찔끔나요.

툭 건드리면 눈물이 날것 같지만 참으면서 출근을 해서
다시 웃으면서 직장인 모드를 가동해요.

이렇게 일하면서 아이 키우다보면 저를 잃어가는 것 같더라고요.

출근, 퇴근, 아이픽업, 안자려는 아이 재우고 나면 밤 12시가 다되요.
제 시간을 갖기엔 너무 피곤하니깐 그냥 자버리고
하루하루를 이렇게 지내보니깐
저를 잃어가고, 제가 어떤 목적으로 하루를 버텨야하는지 알 수가 없어져요.

쉼도 없고 나를 돌아볼 시간도 없는 타이트한 일상을 지내다보면
어느 순간 지치지만, 지칠 틈도 없다는 사실에 울적해져요.

지친 저를 위로해주고
제 존재를 만날 수 있는 그림책을 만나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워킹맘의 힘든 하루에 저도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부부가 육아를 공동으로 하려고 해도 아이가 어릴 때는 엄마에게 더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게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어린 생명을 온전한 한 사람으로 세워 가는 과정은 정말 소중하고 의미있는 것임에도 몸과 마음이 지친 부모들의 낮아진 자존감은 더 기운이 빠지게 만듭니다. 그리고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불투명한 상황이 더 우울감을 줍니다. 그러나 하루 하루 살다보면 아이들도 자라고 점점 본인의 자리를 찾아가게 됩니다. 천천히 오지만 끝이 없는 건 아니라는 것을 기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림책 중에 워킹맘의 마음을 표현한 [엄마 왜 안 와] 그림책이 있습니다. 처음 이 그림책을 봤을 때 너무도 따뜻해서 일하는 엄마들이 참 위로 받을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엄마가 직장에서 싸우고 있는 상대를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동물과 말로 바꾸어 표현해준 고정순 작가의 아이디어가 놀랍고, 그동안 고정순 작가가 주로 작업했던 그림책과 달라서 더 놀랐습니다. 그만큼 워킹맘을 위로하고픈 작가의 마음이 많이 반영되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예스24 사이트에 표현된 출판사의 설명엔 이런 말이 있네요.

" 하루를 부지런히 살아내고도
늘 미안한 엄마들을 위한 그림책"

다음으로는 [이상한 엄마] 그림책이 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엄청난 비가 쏟아졌고, 회사에 있는 엄마에게 호호가 열이 심해 조퇴했다는 전화가 걸려 옵니다. 엄마는 애가 타서 여기저기 전화를 넣어보지만 비 때문인지 좀처럼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전화기 너머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외할머니인 줄 안 엄마는 호호를 부탁한 뒤 전화를 끊습니다. '아이가 아프다니 하는 수 없지. 좀 이상하지만 엄마가 되어 주는 수밖에.’ 선뜻 호호네 집을 찾아 나서는 이 사람은…… 바로 선녀님입니다! 엄마 대신 호호를 돌봐주고 달걀국도 끓여주고 구름으로 만든 침대도 만들어줍니다. 엄마가 돌아와 호호와 함께 구름 위에 누워 있는 모습은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합니다.

아마도 이 책들을 읽고 펑펑 운 워킹맘들이 많을 것입니다. 마치 자기 상황을 아는 듯한 그림책 속 장면들에 마음이 녹아내릴 것입니다. 그림책은 위로입니다. 그림책만이 가진 따뜻한 시선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림책을 좋아합니다. 사연자님도 그림책 안에서 꼭 위로를 만나시기를 바랍니다.
  • 엄마 왜 안 와

    고정순

    웅진주니어

    2016

  • 이상한 엄마

    백희나

    책읽는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