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부터 아이 아빠가 해외발령을 받아 먼 아프리카 나이지리아로 떠났습니다. 3개월에 한번씩 휴가차 집으로 오는데 아이에게 백밤 자고 만나자 하며 헤어집니다. 하지만 5살 아이에게 백이란 숫자는 너무나 길게 느껴지는거 같아요. 달랑 세식구인 우리가족에게 한명의 빈자리는 너무나 크게 느껴집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 자주 못봐도 아이를 향한 사랑은 변함 없음을 아빠의 자리가 꽉 차있음을 아이가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책을 찾습니다.
다복한 가족이 3개월마다 오시는 아빠를 기다려야 하는 군요, 아이도 아빠와 길게 떨어져 많이 보고 싶겠지만, 혼자 하는 육아로 엄마도 힘들고, 허전하실 것 같아요. 그래도 백 밤 자기 전에 아빠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은 다행이네요, 남겨진 가족들도 힘들겠지만, 혼자 타지에서 고생하실 아빠도 무척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육아로 힘든 엄마에게는 주변과 연계해서 함께 육아하길 바랍니다. 도서관에서 함께 하는 육아 동아리를 추천해 드립니다. 이와 함께 ‘나는 사자’라는 그림책을 추천합니다. 무리 속에서 서로 연대하여 서로 함께 새끼들을 키우는 암사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엄마 사자들은 어린 생명을 기르는 일 앞에서 강인한 힘을 발휘합니다. 전율이 일어나는 연대의 눈빛과 몸짓에 숭고함이 깃드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거친 야생에서 새끼를 보호하고 가르치고 마침내 독립시키는 지혜로운 암사자의 이야기와 사랑 속에서 냉정한 강인함을 배우는 아기 사자의 성장이 경이롭게 표현되어 아이와 어른 모두 공감하며 함께 읽을 수 있는 그림책으로 추천됩니다.
가족과 잠시 떨어져 지내며 가족을 그리워할 아빠에게 아이와 함께 보며 아빠의 사랑을 이야기하기 좋은 그림책으로 ‘아빠의 발 위에서, 황제펭귄 가족 이야기’를 추천해 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황제펭귄의 생태는 다큐멘터리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황제펭귄은 고향에 모여 짝을 찾고 알을 낳습니다. 추위에 알이 얼지 않도록 아빠 펭귄은 발 위에 알을 올려놓고 배로 감쌉니다. 엄마가 먹이를 구하고 돌아올 때까지 아빠 펭귄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알을 품고 있습니다. 살인적인 추위에도 아빠가 조금이라도 발을 잘못 움직여서 잠깐이라도 알을 놓치면 알은 순식간에 얼어 버리기 때문에 극도의 혹한과 허기를 이겨 낸 황제펭귄 아빠의 발 위에서 아기 펭귄은 그렇게 태어납니다. 아기 펭귄을 길러내는 황제펭귄 엄마 아빠의 사랑에는 감동을 넘어서는 숭고함이 있습니다.
이렇게 추천해 드리는 그림책이 혼자 육아를 전담해야 하는 엄마에게, 멀리 떨어져 가족을 그리워할 아빠에게 작게나마 위안이 되고, 아이에게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자주 보지 못해도 가족의 사랑은 변함없음을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암사도서관 그림책 동아리 ‘책꼬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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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발 위에서
이모토 요코
북극곰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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