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아빠가 남을 위해 살라는 말을 자주하셨어요.
그래서인지 나보다..내 가족보다 다른 사람들의 일에 자꾸 나서게 되네요. 집은 잘 돌보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일을 봐주며 감사하다는 얘길 들을 때 만족감을 느껴요.
어디서 보니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그렇다고 하는데 마흔이 넘은 나이에. 자존감을 키울려면 뭐부터 해야하는지..뭘하면 나를 사랑하게 되는지를 모르겠어요..
나를 사랑하는 방법..자존감을 키우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
사연자님이 지금의 생활 태도에 무언가 문제점을 느끼고 원인을 찾으려고 고민하신 시간이 느껴집니다. 개인주의가 만연해 있는 시대에 남을 위해 사는 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입니다. 나와 내 가족을 위한 일은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남을 위한 일은 피상적인 칭찬의 보상이 주어지므로 만족감도 더 크지요.
하지만 남을 위한 일도 나와 가족을 위한 일도 당연한 건 없습니다. 모두 애써야 하는 일입니다. 만족의 차이일 뿐 애씀의 방향이 남을 향해 있다고 자존감이 낮은 것은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찾은 귀여운 친구를 소개해보겠습니다. 표지에 흡사 꿀벌 모양의 옷을 입고 세상 만족한 미소로 춤을 추고 있는 통통한 여자아이가 그림책 ‘ 난 나의 춤을 춰’(다비드 칼리/모래알)의 주인공 오데트입니다.
오데트는 남이 더 사랑하는 자신을 만들기 위해 좋아하는 것들을 참아가며 하지 않습니다. 결심이 무너질 때는 자신에게 실망하고 자책하기도 하지요.
어느 날 오데트는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를 만나게 되어 남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갖는 것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저는 이 그림책을 보고 오데트의 아이스러움에 웃음 지었다가 오데트가 가지는 자기 긍정성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오데트가 자신을 긍정하는데 어렵지 않았던 이유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00세 시대에 마흔이 넘은 나이는 빠르지는 않지만 늦은 나이도 아닙니다.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향해 매진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볼 때 결과에는 상관없이 자신에게 칭찬하고 싶은 순간이 옵니다. 그리고 그 긍정의 에너지는 자연스럽게 가족에게 또 이웃에게 스며들지요.
사연자님도 남을 돌보는 이타적인 생활 외에 ‘좋아하는 것’을 찾아 자신에게 만족하고 오데트처럼 신나게 춤을 출 수 있는 삶을 살아가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엄마들의 그림책 동아리 ‘책꼬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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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의 춤을 춰
다비드 칼리
모래알
2021